비록 시행착오는 많이 겪겠지만 올 한해는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천해보자는 취지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사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중심학습(PBL) 등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모둠 단위의 협동학습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모둠 이름을 정하고 모둠의 역할을 정하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는 활동부터 작년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다음과 같은 활동지를 모둠별로 나누어 주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모둠 이름 정하기

  • 모둠 이름을 정할 때는  지난 스마트교육 중앙선도교원 연수 때 배웠던 방법을 활용해보았습니다!
  • 먼저 포스트 잇에 자신이 원하는 모둠 이름을 하나씩 적습니다.
  • 1분 정도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이때 다른 친구의 이름이 더 마음에 들거나 조금만 수정하면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을  경우 친구들에게 얘기해 주고 그에 맞게 이름을 수정합니다.
  • 모둠 가운데 포스트 잇을 모아놓고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에 스티커를 붙입니다. 같은 개수를 받았을 경우 해당되는 이름만으로 재투표를 합니다. 가장 많은 스티커를 얻은 이름을 모둠명으로 사용합니다.
  •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하면서 효율적으로 모둠 이름을 정할 수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모둠 이름에 대해서 토의해 보라고 하고 시간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럼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이름으로 하겠다고 우기는 아이, 이상한 이름을 지어놓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아이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였었는데 그런 문제점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역할 나누기

  • 역할의 종류를 먼저 설명해 줍니다. 모둠장은 모둠 구성원을 이끌어나고 각종 모둠 활동을 총괄합니다. 나눔이는 학습준비물이나 우유 등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거나 수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록이**는 문서의 기록을 담당합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에는 문서화를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생활이는 학급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칙 및 모둠 역할 등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 밑에 공란을 둔 이유는 6명짜리 모둠도 있기 때문입니다. 6명 모둠에게는 모둠장을 제외한 다른 역할을 적절히 배분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할을 만들어서 적도록 안내하였습니다.
  • 개인의 특성에 따라 역할을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역할을 정했다고 해서 주어진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신경써서 하되 주된 책임을 지게 되는 역할이라는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서로 알아가기

  • 앞으로 모둠별로 활동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고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그래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집니다.
  • 생일이나 전화번호 이메일을 주고 받습니다. 이때 전화번호는 휴대폰을 가진 학생은 휴대폰 번호를, 휴대폰이 없는 학생은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부모님의 휴대폰 번호나 집 전화번호를 적도록 안내합니다. 그래서 학교가 아닌 곳에서도 필요하면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이 단계에서 다소 파격적인 활동을 하였습니다. 평소에는 학교 교육활동 중에는 휴대폰을 꺼두도록 하는데 휴대폰을 꺼내라고 한 뒤 켜서 모둠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라고 했습니다. 수업 시간 중에 휴대폰을 꺼내서 만지는 낯선 풍경에 아이들도 어색해 합니다. 휴대폰이 없는 아이들인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림장 같은 곳에 메모해 두도록 하였습니다.

우리 모둠의 다짐

예전에는 모둠 친구들의 소개글도 적어보고 친구의 모습을 그려보게도 하였는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위해서 한 배를 탄 친구들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다짐을 적어보라고 하였습니다. 맡은 일을 열심히 하겠다, 모둠원끼리 협동하고 사이좋게 지내겠다는 등의 다짐을 적어두었습니다.

단체 사진

  • 마지막으로 또다시 파격적인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모둠별로 단체사진을 찍어서 선생님의 휴대폰으로 보내라는 미션을 던져주었습니다. 모둠별로 한 명 정도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서 사진을 찍은 후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도 멀티메일로 사진을 첨부해서 휴대폰으로 보내도록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스마트폰이 아닌 친구들은 사진의 화질이 별로라며 친구의 스마트폰을 빌리거나 친구에게 부탁하여 선생님께 대신 보내도록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한 친구는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알’이 없어서 사진을 보낼 수 없다고 해서 저희 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무사히 사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아이들이 밍기적거리고 있길래 사진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내일 점심을 먹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역시…

느낀 점

  • 같은 활동인데도 선생님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이 적어도 모둠별로 한 명정도는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하면 재미있는 활동들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집에 있는 노트북을 가져와서 자료를 검색하거나 제작할 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희 반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이 역시 모둠별로 한 대 이상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물론 보관이나 분실에 대한 문제는 잘 대처해야 할 문제입니다.
  • 내친 김에 휴대폰은 아니지만 아이팟 터치나 갤럭시 플레이어와 같이 무선인터넷이 되면 무언가를 검색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조사해 보았더니 이 역시도 모둠별로 한 명 정도는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마음만 먹으면 새로 기기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충분히 교실에서도 자료를 검색하고 제작하는 것이 가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컴퓨터실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방과후에도 가능하겠지요. 얼마 전 뉴질랜드에 갔을 때 김황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선생님께서는 정보 검색을 위해서 여기 저기서 버릴 컴퓨터 들을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해다가 교실에 구비해 두셨다고 합니다. 교사가 조금만 노력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책은 있는 것 같습니다.
  • 모든 활동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학교에서 보통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데 이렇게 직접 교육활동에 써본 소감을 물어보니 재밌고 즐겁다고 합니다. 대신 선생님이 허락하는 수업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하였습니다. 학생들도 모두 수긍합니다.
  • 많은 분들이 기기를 사용하면 게임이나 음란물을 보는 등 딴짓을 할 것이다, 교사와 학생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될 것이다 등의 우려를 표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충분히 생각할 줄 알고 또 스스로 그런 규칙들을 잘 지킬 것이라 믿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불신하면 누가 학생을 믿어줄까요? 선생님이 학생을 신뢰한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학생들도 그에 합당한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지속되다보면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 등은 게임을 즐기는 오락기가 아니라 정보를 검색하고 생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교육적인 도구, 나를 발전시키는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